“생리대 살 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신발 깔창을 덧대거나 휴지를 돌돌 말아서 쓰기도 해요.”

이 이야기는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한국 청소녀들이 겪고 있는 현실입니다.

지구 반대편이 아닌 현재 최첨단 기술 발전을 이루고 세계 경제대국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에서 말이죠.

최근 생리대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 발표 후 SNS에는 생리대 대신 신발 깔창과 휴지를 사용하고, 심지어 학교를 결석했다는 저소득층 청소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월경은 지극히 생리적인 현상임에도, ‘생리’를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생리대는 감춰야 할 것, 숨겨야할 것이 돼왔죠.

이러한 사회 시선은 사춘기 소녀들에게 ‘생리’를 언급하는 것조차 부끄럽게 만들었고, 더 나아가 생리대 고민을 혼자서만 끙끙 앓게 한 건 아닐까요.

구는 이런 소녀들의 사연에 깊이 통감했고, 엄마의 맘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한 사춘기를 보내고 자존감이 향상되도록 돕기 위해 생리대 지원에 나섰습니다.

서울시가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청소녀만을 지원하는 점을 감안해 강동구는 관내 거주하고 있는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차상위 청소녀 381명, 한부모 가족 청소녀 204명 등 총 585명을 대상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구 홈페이지 및 우편을 통해 신청을 받아 거주지로 택배 배달을 하게 됩니다.

지급수량은 1인당 월 2팩(36개)으로, 매달 신청하고 수령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8월부터 12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생리대 5개월분을 한꺼번에 배송하기로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관내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과 청소년문화공간인 청소년누리터, 청소년 쉼터인 바름이 해피하우스 등 청소년 이용시설 3곳에도 생리대를 비치합니다.

이용 학생들이 생리대가 없는 불편함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죠.

구는 대상 가정에 집중적으로 홍보해 많은 학생들이 신청하도록 돕고요.

내년부터는 예산 편성 및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민간 참여 등 주민 참여도 독려해 생리대 지원이 지속가능한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계획입니다.

처음 그 사연들을 접하고 상대적 박탈감과 수치심을 느끼며 비위생적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왔을 상황은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연하게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것이죠.

분유, 기저귀, 쌀 등 생애주기별로 필수적인 생필품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는데요.

그 맥락에서 ‘생리대’ 역시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 최소한의 인권을 상징하는 것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 문 의 : 강동구청 가정복지과 ☎02)3425-5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