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어둡고 조용한 골목을 걸어가다 보면 어쩐지 누군가 뒤를 따라오는 것만 같은 무서운 마음에 저절로

발걸음이 빨라지는데요.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길이 밝고 환해서 마음놓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죠?

  강동구는 이런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저층 노후 주택이 밀집되어있어 상대적으로 범죄에 취약

할 수 있는 지역에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을 적용한 “안전한 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범죄예방환경디자인사업(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일명 셉테드)이란

범죄유발 환경요인을 줄여 범죄에 대한 두려움과 범죄발생욕구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은폐장소를 최소화

하고, 공동체 내에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주민 전체가 자연스럽게 범죄에 대한 감시활동을 할 수 있게

하며,  이로써 공간에 대한 책임의식과 준법의식을 강화할 수 있도록 마을을 설계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현재 강동구 관내에는 경찰에서 지정한 5개소의 서민보호치안강화구역이 있고, 연차별로 1~2개소를

선정해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데요.

 첫 사업지로 선정된 곳은 천호3동 주민센터부터 천호동 성당에 이르는 구천면로 30길 일대

1.3km 구간으로 지난 5월 사업을 마쳤습니다. 사업명은 ‘바라봄 골목길 프로젝트’입니다.

  이곳은 예부터 인가(人家) 수천호가 살만한 곳이라는 뜻으로 이름 붙여진 천호동이지만 어둡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부족한 주차장과 휴게공간, 쓰레기 문제 등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는데요.

  구는 우선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가지고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사업을 진행해 지난 1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애칭과 상징캐릭터를 만들고 골목골목 불편한 사항

들을 개선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개월에 걸쳐 운영된 주민참여프로그램은 주민과 공무원간의 소통 창구가 되었고,

주민들이 사업취지를 공유하고 변화에 직접 참여함으로서 사업을 추진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사전에 상당부분 해소하는 역할도 하였답니다.

  특히, 이웃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본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바라봄길’과 마을의

심볼인 ‘부엉이’는 구와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대표적인 결과물인데요.

마을의 상징으로 선정된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이기도 하면서, 어두운 밤에도 넓은 시야로 골목길을

다니는 주민들을 지켜주는 약속의 상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마을 환경을  △생활공간환경, △치안환경, △재난환경, △교통환경 등 4개로 분류기준을 나눠

CPTED의 대상을 설정하고 소방서, 경찰서 등의 유관기관과 관련 부서의 협력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CCTV나 비상소화장비함과 같은 안전 관련 시설물의 디자인을 개선하여 가시성을 높이고 비상

상황 시 활용도를 높였으며 미로처럼 엮여있는 골목길에서도 쉽게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신고위치 번호를 달아 위급한 상황에 신속하게 신고가 가능하도록 경찰서와 신고체계를 구축

했습니다.

아울러,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사각지역에는 안전거울을 설치하여 주민 여러분들의 심리적

불안감이 줄도록 세심하게 골목길을 디자인했습니다.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은 물리적인 환경만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정서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강동구는 앞으로도 이러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주민 여러분이 보다 안심할 수 있는 동네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천호3동뿐 아니라 많은 골목길이 안전하고도 정감있는 골목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 문 의 : 도시디자인과 디자인기획팀(☎02-3425-6130)